
기다리고 기다리던 순간은 생각보다 짧았습니다.
딱 한 번의 스윙.
그런데 그 한 번의 스윙이 2026년 KBO리그에서 또 하나의 기록을 만들어냈습니다.
2026년 9월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이날 야구팬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한 사람에게 향했습니다.
바로 KIA 타이거즈의 김도영 선수였습니다.
이미 시즌 39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던 김도영에게 남은 것은 단 하나였습니다.
40번째 홈런.
39호 이후 13일을 기다렸다
김도영은 지난 8월 26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시즌 39호 홈런을 터뜨렸습니다.
그 홈런으로 자신의 2024년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었던 38개도 넘어섰습니다.
이제 40홈런까지는 단 한 개.
그런데 생각보다 기다림은 길었습니다.
김도영은 이후 7경기 동안 홈런을 추가하지 못했습니다.
9월 6일 KT 위즈전에서는 최연소 40홈런 기록까지 걸려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날도 홈런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승엽이 보유한 KBO리그 최연소 40홈런 기록을 넘어서는 기회는 사라졌습니다.
그렇게 40홈런이라는 숫자는 계속 김도영을 따라다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그래서 9월 8일 경기가 더 궁금했습니다.
기록을 의식하지 않고 타석에 들어설 수 있을까.
그리고 정말 40번째 홈런이 나올까.
드디어 찾아온 6회 초

경기는 김도영에게 쉽지 않았습니다.
KIA는 삼성에게 끌려가고 있었습니다.
1-4로 뒤지고 있던 6회 초.
선두타자로 김도영이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그리고 삼성은 투수를 바꿨습니다.
마운드에는 미야모리 사토시가 올라왔습니다.
김도영에게는 첫 공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초구.
김도영의 방망이가 그대로 돌아갔습니다.
쾅.
타구는 왼쪽 담장을 향해 뻗어갔고, 결국 담장을 넘어갔습니다.
시즌 40호 홈런.
기다리던 순간이 그렇게 끝났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 홈런은 약 130m를 날아간 대형 솔로포였습니다.
40홈런보다 더 의미 있었던 기록
사실 김도영의 40홈런이 특별한 이유는 숫자 하나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번 40홈런은 김도영이 프로 데뷔 후 처음 기록한 한 시즌 40홈런입니다.
2024년에는 38홈런을 기록하면서 MVP까지 차지했지만, 당시에도 40홈런에는 2개가 부족했습니다.
이번에는 결국 자신의 기록을 스스로 넘어섰습니다.
그리고 KIA 타이거즈 역사에도 이름을 남겼습니다.
KIA 소속으로 40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1999년 트레이시 샌더스 이후 김도영이 두 번째입니다.
특히 국내 선수로는 김도영이 처음입니다.
더 넓게 보면 의미는 더욱 커집니다.
KBO리그에서 국내 선수가 한 시즌 40홈런을 기록한 것은 2018년 이후 8년 만입니다.
2018년에는 김재환, 박병호, 한유섬이 나란히 40홈런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그 이후 국내 타자가 다시 40홈런 벽을 넘기까지 8년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팀은 웃지 못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김도영이 40홈런을 기록한 날, KIA는 웃지 못했습니다.
이날 삼성은 KIA를 6-4로 꺾었습니다.
김도영의 40호 홈런은 KIA가 1-4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나온 추격의 솔로포였습니다.
KIA는 이후 9회에도 두 점을 따라붙으며 끝까지 추격했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날 경기는 조금 묘했습니다.
KIA 팬들에게는 분명 기다리던 역사적인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팀의 승리가 함께 따라오지는 않았습니다.
야구라는 스포츠가 참 이런 것 같습니다.
한 선수에게는 최고의 순간인데 팀에게는 아쉬운 경기로 남기도 하니까요.
이제는 40개가 끝이 아니다
김도영의 40홈런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다음 숫자를 생각하게 됩니다.
41개일까요.
45개일까요.
아니면 그 이상일까요.
현재 김도영은 리그 홈런 선두를 달리고 있고, 40호 홈런으로 2위 오스틴 딘과의 격차도 4개로 벌렸습니다.
특히 앞으로는 홈런왕 경쟁도 관심거리입니다.
다만 변수도 있습니다.
김도영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됐기 때문에 대표팀 일정으로 인해 소속팀 경기에 공백이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남은 시즌 동안 몇 개의 홈런을 더 추가할 수 있을지는 단순히 타격감만으로 결정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40홈런을 기다렸던 팬들에게
이번 40호 홈런은 단순한 숫자로만 보면 안 될 것 같습니다.
2024년 38홈런.
2026년 39홈런.
그리고 마침내 40홈런.
자신이 세운 기록을 스스로 넘어가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40홈런이라는 숫자를 만들어낸 과정입니다.
한 번에 올라온 것이 아닙니다.
잘 될 때도 있었고, 부상으로 힘든 시간도 있었고, 홈런이 나오지 않아 기다려야 했던 시간도 있었습니다.
그런 시간을 지나 결국 대구에서 시즌 40번째 공을 담장 밖으로 보냈습니다.
2026년 9월 8일.
김도영에게는 자신의 첫 40홈런이 나온 날이고,
KIA 팬들에게는 국내 선수 최초의 40홈런을 지켜본 날이며,
한국 야구팬들에게는 8년 만에 국내 타자의 40홈런을 다시 볼 수 있었던 날이 됐습니다.
이제 남은 건 하나입니다.
40홈런을 넘어 김도영이 올 시즌 어디까지 올라갈 것인가.
40이라는 숫자를 찍었으니 이제부터는 새로운 기록을 향한 또 다른 레이스가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시즌이 끝난 뒤 2026년을 돌아봤을 때,
팬들은 아마 이렇게 이야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김도영의 40호 홈런이 터졌던 그날, 정말 대단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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