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전수조사, 우리 집 땅도 해당될까? 반발이 커진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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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이 남겨주신 땅 한 뙈기, 다들 한 번쯤 들어봤을 이야기다. 직접 농사짓지는 않지만 명의만 갖고 있는 그런 땅 말이다. 그런데 최근 정부가 전국 농지를 대상으로 사상 첫 전수조사에 나서면서, 이런 땅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술렁임이 커지고 있다. 나랑 상관없는 일 같아도, 알고 보면 의외로 가까운 이야기일 수 있다.

■ 무슨 조사길래 이렇게 시끄러운가

시작은 지난 2월 국무회의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농지까지 투기 대상이 됐다”며 필요하면 대규모 인력을 조직해 전수조사를 하고, 농사짓겠다며 사놓고 방치한 땅에는 매각명령까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4월 1일 당정협의에서 계획이 구체화됐다. 2026년부터 2027년까지 2년에 걸쳐 전국 농지 195만4000㏊를 조사하고, 수천 명의 인력을 투입하는 사상 첫 전국 단위 농지 실태조사다. 5월 7일에는 관련 농지법 개정안도 국회를 통과했는데, 여기서 중요한 변화가 하나 있었다. 위반 농지에 대한 지자체의 처분명령이 재량에서 의무로 바뀐 것이다.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던 게, 해야만 하는 일로 바뀌었다는 뜻이다.

■ 반발이 시작된 지점

법이 통과되고 5월부터 실제 조사가 시작되자, 곧바로 논란이 번졌다. ‘위반 의심’ 농지로 분류된 필지가 284만 필지에 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이 숫자 안에는 명백한 투기꾼뿐 아니라 고령농, 상속농, 오랜 관행으로 임대차를 해온 사람들까지 섞여 있었다.

대구에서 나온 목소리가 이런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지난 21일 대구시가 농업인단체 대표들을 불러 간담회를 열었는데, 참석자들은 “농사를 짓기도 어렵고 땅을 팔기도 어려운 지방 농촌의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한 농업인단체 대표는 “농지 소유주 대부분이 고령층이라 직접 경작이 어려워 오랜 기간 관행적인 임대차 방식으로 농사를 맡겨 왔다”며, 투기와 무관한 선의의 소유주와 임차농까지 피해를 본다고 지적했다. 땅을 팔고 싶어도 거래 자체가 위축되고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왔다.

■ 정부가 한발 물러선 대목

반발이 커지자 정부도 방향을 조금 틀었다. 지난 21일 당정협의에서 나온 후속 대책의 핵심은 ‘구분’이다. 명백한 투기와 중대한 불법 전용은 원칙대로 엄정하게 다루되, 농촌 현장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경미한 위반은 정상화할 길을 열어주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농업인끼리 편의상 땅을 바꿔 경작하거나, 마을 안에서 여러 필지를 한 사람이 모아 경작해온 경우가 대표적인 관행적 위반으로 꼽힌다. 이런 경우 소유자가 농지은행에 위탁하면, 실제로 농사짓던 사람이 그 땅을 임대해 계속 영농을 이어갈 수 있게 했다. 소유자가 불분명한 미등록 상속 농지는 행정청이 대리 경작자를 지정하거나, 재산세를 내던 사람이 대표로 농지은행에 위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원래 7월 31일까지였던 임대차 특별 정비기간도 11월 15일까지 늘어났고, 불법 전용으로 확정되더라도 농업진흥지역 훼손처럼 중대한 사안이 아니라면 사후에 양성화할 기회를 준다. 이런 내용을 법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농지 특별조치법 제정도 추진 중이다.

■ 그런데도 남아 있는 불안

다만 이걸로 논란이 완전히 가라앉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농민 단체들은 ‘관행적 위반’과 ‘투기’를 가르는 기준 자체가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문제로 짚는다. 결국 현장 조사원의 판단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라, 같은 상황인데도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다는 불안은 여전히 남아 있다. 여기까지는 실제 보도된 내용이고, 앞으로 기준이 얼마나 명확하게 다듬어질지는 조사가 더 진행돼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본다.

■ 내 땅이 해당될 수도 있다면, 지금 해볼 것

만약 본인이나 가족 명의로 된 농지가 있는데 직접 경작하지 않고 있다면, 우선 그 땅이 어떤 방식으로 관리되고 있는지부터 점검해보는 게 순서다. 오랫동안 누군가에게 맡겨서 관행적으로 임대해온 형태라면, 11월 15일까지인 특별 정비기간 안에 정리하는 걸 검토해볼 만하다.

직접 관리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농지은행 위탁도 하나의 방법이다. 소유권은 유지하면서 실제 경작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구조라, 관행적 임대차로 인한 불이익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정확한 절차와 해당 여부는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이나 관할 지자체 농지 담당 부서에 문의해서 확인하는 게 가장 정확하다.

■ 정리하면

이번 논란은 결국 ‘투기는 막되, 관행은 인정하자’는 방향으로 정리돼가는 모습이다. 다만 정책이 지금도 계속 조정되고 있는 만큼, 이 글에 담긴 일정이나 기준도 시간이 지나면 바뀔 수 있다. 정확한 최신 내용은 농림축산식품부나 거주 지역 지자체의 공식 발표를 통해 다시 확인하는 걸 권한다.

오늘 할 수 있는 건 하나다. 가족 명의로 된 농지가 있는지, 있다면 지금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부터 한 번 물어보는 것. 의외로 다들 정확히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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