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경마장 이전 후보지, 9월 발표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이유

만약 당신이 사는 동네 근처에, 어느 날 갑자기 경마장이 들어온다는 소식이 들린다면 가장 먼저 무슨 생각이 들까. 집값이 오를까, 아니면 교통이 더 막힐까. 요즘 부동산 뉴스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최근 과천 경마장 이전 이야기를 한 번쯤 스쳐 지나갔을 것이다. 그냥 동네 뉴스 같지만, 알고 보면 경기도 아홉 개 지자체가 얽힌 제법 큰 이야기다.

■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시작은 지난 8월 13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이다. 이 발표에서 과천 서울경마공원(렛츠런파크 서울) 부지 115만㎡와 바로 옆 국군방첩사령부 부지를 함께 개발해 9,8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 나왔다. 원래 2030년쯤으로 잡혀 있던 착공 시점도 2029년 12월로 1년 당겨졌다.

이건 새로 시작된 이야기는 아니다. 지난 1월 29일 발표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의 후속 조치에 가깝다. 다만 이번에 앞당겨진 건 경마장 전체의 이전 완료 시점이 아니라 해당 부지의 주택 착공 시점이라는 점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 경마장부터 통째로 옮기는 게 아니다

여기서 많은 사람이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 있다. 경마장을 완전히 다 옮기고 나서 집을 짓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국토부는 이전계획을 8월 중 수립하고, 실제로 빠르게 착공할 수 있는 이전 대상지는 9월까지 정하겠다고 밝혔다.

방식은 이렇다. 경마장 안에 있는 마사(馬舍), 그러니까 말을 관리하는 시설 일부를 먼저 옮기고, 그렇게 확보한 부지부터 순서대로 공사를 시작한다. 우선 이전 대상이 되는 마사는 경기 화성 화옹지구로 옮겨갈 예정이고, 목표 시점은 2028~2029년 사이로 논의되고 있다.

■ 지금까지 손 든 후보지들

정작 경마장 전체가 최종적으로 어디로 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확인된 후보지만 정리해도 꽤 많다.

경기 남부에서는 화성, 시흥, 안산이 유치 의사를 공식화했다. 이 중 화성은 화옹지구 4공구를 후보지로 내세우고 있는데, 이 구역에 이미 한국마사회 소유 부지 89만여㎡가 포함돼 있어서 상대적으로 진도가 빠른 편이다. 마사회도 이곳에 경주마 조련단지를 지을 계획을 밝힌 상태다. 시흥은 호조벌 일대를 검토하면서 시청 안에 별도 유치 전담팀까지 꾸렸다.

경기 북부에서도 고양, 의정부, 양주, 포천, 동두천, 연천 여섯 곳이 이름을 올렸다. 남부와 북부를 합치면 지금까지 유치전에 뛰어든 지자체만 아홉 곳이다. 제주는 조금 결이 다른데, 경마장 자체보다는 한국마사회 본사를 유치하려는 움직임에 가깝다.

■ 지자체들이 이렇게까지 나서는 이유

단순히 개발 붐 때문만은 아니다. 경마공원을 유치하면 레저세로 해마다 500억원 규모의 지방세 수입이 들어온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자체 재정 입장에서는 결코 작은 액수가 아니다.

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장관도 지난 2월 정례 브리핑에서 “경기도 내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적이 있다. 이 발언 때문에라도 최종 후보지는 결국 경기권 안에서 좁혀질 거라는 관측이 많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관측이고, 확정된 사실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해두고 싶다.

■ 순탄하지만은 않은 이유

지금 경마장이 있는 과천 쪽 분위기는 정반대다. 대규모 주택 공급이 몰리면 교통이 지금보다 더 막히고, 학교나 상하수도 같은 기반시설도 따라가지 못할 거라는 우려가 크다. 지난 2월에는 주민들이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한국마사회 노조 쪽 반발도 만만치 않다. 정부가 6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이행계획 제출을 요구했는데, 노조는 이 사업 일정이 2만4천여 명에 달하는 말산업 종사자들의 현장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경주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바로 옆에서 공사를 시작하면 말의 안전과 복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비용 문제도 남아 있다. 마사회는 기존 부지(35만 평)보다 훨씬 넓은 50만 평 이상의 새 부지와 함께 2조원대 지원, 전철역 신설, 전자마권 규제 완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부지 매각대금과 레저세 50% 감면, 관련 법 개정을 조합해 재원을 마련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 내가 사는 동네가 후보지라면, 지금 해볼 수 있는 것

만약 위에 나온 지역 중 한 곳에 살고 있다면, 굳이 매일 관련 기사를 검색할 필요는 없다. 국토교통부 누리집의 보도자료 코너와 해당 지자체 홈페이지 공지사항만 가끔씩 확인해도 웬만한 발표는 놓치지 않는다.

지자체별로 별도 태스크포스나 유치 전담팀을 꾸린 곳이 많은데, 이런 팀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건 실제로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봐도 된다. 관심 있는 지역이 있다면 해당 지자체의 보도자료나 시의회 회의록을 한 번씩 훑어보는 것도 실제 분위기를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정리하면

지금 확정된 건 딱 하나, 주택 착공 시점을 2029년 12월로 앞당긴다는 일정뿐이다. 실제 이전 대상지는 9월 발표가 나와봐야 안다. 화성과 시흥이 상대적으로 앞서 있다는 이야기가 많지만, 이 글도 9월 초 기준으로 정리한 내용이라 실제 결과와는 다를 수 있다. 정확한 확정 내용은 국토교통부나 관련 지자체의 공식 발표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하는 걸 권한다.

오늘 당장 할 수 있는 건 간단하다. 국토교통부 누리집이나 관심 있는 지자체 공식 홈페이지를 즐겨찾기에 걸어두는 것. 9월 발표가 뜨는 순간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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